나를 떠나보내는 강가엔 ㅡㅡ 성 춘복 나를 떠나보내는 강가엔 흐트러진 강줄기를 따라 하늘이 지쳐 간다. 어둠에 밀렸던 가슴 바람에 휘몰리면 강을 따라 하늘도 잇대어 펄럭일 듯한 나래 같다지만 나를 떠나보내는 언덕엔 하늘과 강 사이를 거슬러 허우적이며 가슴을 딛고 일어서는 내게만 들리는 저 소리는 무언가. 밤마다 찢겼던 고뇌의 옷깃들이 이제는 더 알 것도 없는 아늑한 기슭의 검소한 차림에 쏠리워 들뜸도 없는 걸음걸이로 거슬러 오르는 게 아니면. 강물에 흘렸던 마음이 모든 것을 침묵케 하는 다른 마음의 상여로 입김 가신 찬스스로의 동혈(洞血)을 지향하고 아픔을 참고 피를 쏟으며 나를 떠나보내는 강으로 이끌리워 되살아 오르는게 아닌가. 강 너머엔 강과 하늘과 어울린 또 하나의 내가 소리치며 짙은 어둠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