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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떠나보내는 강가엔 ㅡㅡ 성 춘복

로즈향기 2022. 8. 21. 01:14


        나를 떠나보내는 강가엔 ㅡㅡ 성 춘복 나를 떠나보내는 강가엔 흐트러진 강줄기를 따라 하늘이 지쳐 간다. 어둠에 밀렸던 가슴 바람에 휘몰리면 강을 따라 하늘도 잇대어 펄럭일 듯한 나래 같다지만 나를 떠나보내는 언덕엔 하늘과 강 사이를 거슬러 허우적이며 가슴을 딛고 일어서는 내게만 들리는 저 소리는 무언가. 밤마다 찢겼던 고뇌의 옷깃들이 이제는 더 알 것도 없는 아늑한 기슭의 검소한 차림에 쏠리워 들뜸도 없는 걸음걸이로 거슬러 오르는 게 아니면. 강물에 흘렸던 마음이 모든 것을 침묵케 하는 다른 마음의 상여로 입김 가신 찬스스로의 동혈(洞血)을 지향하고 아픔을 참고 피를 쏟으며 나를 떠나보내는 강으로 이끌리워 되살아 오르는게 아닌가. 강 너머엔 강과 하늘과 어울린 또 하나의 내가 소리치며 짙은 어둠의 그림자로 비쳐 간다. 한국의 명시 중에서 외로워서 우는 것이 아냐 / 生有 섬돌이 하는 외진 새벽이면 방파제를 짚고 파도가 우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어부가 잠들어 고요해지는 바다 오는 세월 가는 세월이 그리 쉽지 않아서 울음을 가라 앉히는 바다 쏴아 하고 수만 번 소리 질러 한번쯤 대답하는 섬 바위 은빛 숭어떼가 돌아간 자리는 반짝이는 파도꽃이 피어올라 새끼 손가락의 잊혀진 은반지처럼 슬프게 반짝인다 섬돌이 하는 외진 새벽이면 밤바다는 울지 않았다고 사람들에게 늘 말하곤 했지 외로워서 우는 것이 아니고 살아온 날들이 그냥 쓸쓸했다고 말하면 안될까
        연주곡 - 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