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하트방...*♤

♧ 가끔은 나도 흔들릴 때가 있다 ♧

로즈향기 2022. 8. 16. 01:54


♧ 가끔은 나도 흔들릴 때가 있다 ♧
거울을 보니 거울 속의 내가
거울 밖의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머리를 빗다가, 화장을 하다가
거울 속에 있는 나를 보고 낯설어 놀랄 때가 있습니다.
저 얼굴이 누구던가?
수액이 빠져버린 메마른 잎처럼
푸석한 얼굴하나가
청승맞은 눈망울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피어나고 있는데 나만 시들고 있는,
거울 속에 내가 허전합니다.
초조한 서글픔이
이슬처럼 가슴을 적시기도 합니다.
하기야 세월의 흔적을
얼굴에서만 비춰볼 수 있는 일이던가요.
마음먹고 거울 앞에 앉아 봅니다.
새롭게 태어나고 싶은 심정으로 정성을 연출합니다.
화장을 하면서 바라보는 내 얼굴에서
얼마만큼 나를 만나고
얼마만큼 나를 보고 살아왔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원명화의 수필집- 남자의 색깔중에서
 

Bells Of San Sebastian (성 세바스챤의 종소리 ) / Giovanni Marr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