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사랑 글이야기

삶의 일부인 것을 / 혜린 원연숙

로즈향기 2021. 12. 16. 02:42

    삶의 일부인 것을 / 혜린 원연숙 뽀얀 안개처럼 아릿한 여운만을 남기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도는 것이 인생인 것을 스치는 바람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는 기억의 흔적들 속에서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 세월이라는 화살은 체념어린 나이테만을 남긴다. 미처 펼쳐보지도 못한 한자락 서글픈 인생 그 안에 삶이 있고 새로운 인생이 있다는 것을 어찌 터득하지 못하였을까 슬픔도, 고통도 그리고 좌절도 모든 것이 삶의 일부인 것을 ◈ 흔적(痕迹) =이정하= ◈ 칼국수를 먹다가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유난히 칼국수를 좋아했던 그대였기에.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을 듣다가도 그대가 떠올라 눈물 글썽입니다. 유난히 그대가 즐겨 듣던 곡이었기에. 나는 이제 그대가 좋아하는 음식, 그대가 좋아하는 음악, 그대가 좋아하는 색깔과 모양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납니다. 이제는 어느덧 그대가 좋아하는 것만이 아닌 내게도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 되어 있는 온갖 것들. 그것들이 그대가 떠난 빈자리를 채워 주다가 그대를 더욱 생각나게 하는 추억이 되어 내게 눈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중년의 사색 /혜린 원연숙 마음은 아직 청춘이나 땅 끝으로 파고드는 육신 건목 나뭇가지 부딪치듯 바람결에 스친 세월 한탄 주저리주저리 처마 끝에 매달린다. 전선 끝에 매달린 왜바람 토해내는 구슬픈 피리소리 한없이 빨려 들어가는 힘겨운 심장의 고동소리 가없는 슬픔 애절하게 파고든다. 사위어 지는 애상 내면의 고독 사색 속에 배회하고 바특한 삶의 수레바퀴 속 버거웠던 지친 시간들 두 눈에 그렁그렁 별빛 스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