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내지 못한 편지 글 / 이 문 주 ♡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날 적마다
고요하게 흘러가는 바람에게
무심한 한 사람의 마음이 궁금해서
부질없을 줄 알면서
편지 한 장 보내고 싶었습니다
생각하는 동안 즐겁다고
꿈꾸는 동안 행복했다고...
하늘이 평화로워 보이는 날이나
유리창 적시는 비 내리는 날이나
같은 시간을 품고 있는 기억을 꺼내
세월이 떠나보낸 이야기로
편지 한 장 보내고 싶었습니다
깊은 잠을 자는 동안
꿈으로 찾아오는 아련한 이름에게
그때가 참으로 행복했다는
고마운 말 한마디 하고 싶었습니다
생각하는 동안 행복해서
마음의 휴식은 즐길 수 없어도
입가에 번지는 미소가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때때로 눈감고 명상에 잠기면,
영화처럼 나타나는 영상 속 그림자는
보고픔이란 것도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눈에 뜨이지도 않고
이름조차 희미해졌을 오래된 이야기를
기억이나 하겠습니까
홀로 조용한 생각 속에 머물다
슬프게 나타나는 무심해진 이름에게
한번쯤 잘 있느냐는
안부는 묻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