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풍경
글/ 이 문 주
지금은 어두운 숲속입니다
햇살이 나무 꼭대기만 스치듯 지나면서
내려준 한줄기 빛이 고마운 날
바람이 나무들을 흔들면서 속삭이는 말이
내겐 평범한 언어가 아닙니다.
누군가를 만나 저렇게
어울리는 음악을 연주 할 수 있다면,
씨앗은 움트고 잎은 맑은 이슬을 머금어
기다림에 지친 목마름 해결해줄 수 있을 텐데
커다란 나무로 성장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을 감싸 안은 어둠이
달빛까지 막아버린 숲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서늘해졌습니다.
타는 듯이 말라 있던 계곡에
햇살처럼 반짝이며 흐르는 물길처럼
내 마음의 생명수가 흘러온다면 그것은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일입니다.
가끔 흔들리는 생각이 아름다웠던 이유도
내게도 기쁨이 찾아오리라 믿었기 때문이며
당신이 나의 고요함을 깨웠기 때문입니다
함께 어울릴 시간을 미리 볼 수 있도록
숲 바람에게 전령사를 맡기고 싶습니다.
맑은 하늘에서 내려온 바람이
보석처럼 빛나는 가을을 만들어 놓듯이
무성해진 그리움의 숲을 뚫고
늘 아련하게 떠올려야하던 당신이
환한 웃음으로 찾아와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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