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리가 들리세요...글 김윤진
길게 늘어진 밤이 온 몸을 춥게 했어요
바람소리가 한숨처럼 밀려오고
지친 불빛은 꺼질듯 깜박거립니다
당신은 어느 먼 곳에 계셔
눈물 가슴으로 바라보고 있는지요
얼룩에 가려 찾을 수 없는 이 진저리를
나는 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요
시간과 공간에 버려진 벌레들처럼
꿈틀거리는 영혼들이
평행선 줄넘기 놀이를 합니다
그리고는 아무렇게나 찢긴
종이조각처럼 버려지고 맙니다
당신은 늘 말했지요
너무 가련하고 슬픈 아름다움은
서러워 안을 수가 없다고
괜찮아요
기다림은 고통이지만
사랑을 살아 숨쉬게 하는 것
그래도 느끼고 싶어요
지금 당신의 숨결을
여위어 가는 꿈속에서
당신을 찾고 있어요
보고싶어요
내 소리가 들리세요
사랑합니다 2
시/김민소
펜으로만 글을 쓰는것이라고
백지로만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그렇게 믿었던 것이 착각인걸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글을 써야만 알 수 있는 것이라고
고백을 해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착각인걸
상처가 아물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가슴에 품는다는 것은
살얼음을 비집고 나온 봄이 말하 듯
표현하지 않아도 생동할 수 있다는 것을
섣부른 감정을 앞세웠던
받는일에 습관처럼 길들여졌던
삶의 욕정을 깨끗하게 빨고 싶습니다
그저 사랑했던 것으로
그저 함께 기뻐했던 것으로
생은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는 거라고
어느날 그대가
사랑했었다고 과거형 쓴다 해도
그대로 인해 눈 뜬 세상의 길목에 서서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 ...김진학
사랑은
퍼내도퍼내도 늘 그만 큼만 채워지는
산골짜기의 옹달샘 같은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들은
받기만 하는 채워지는 가슴보다는
줄 수 있는 빈 가슴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사랑을 위해 비워지는 가슴은
사랑하는 이의 마음으로 채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은
참 따뜻한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