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사랑 글이야기

★☆불을 켜지 못 하는 밤 / 장 수 경... ☆

로즈향기 2025. 7. 4. 01:37

      ★☆불을 켜지 못 하는 밤 / 장 수 경... ☆ 오늘밤도 별로 떠있는 당신을 보기 위해 불을 끕니다 그리고 먼 길 떠나간 당신을 다시금 용서합니다 멈춰버린 시간을 견디는 동안 나는 머리를 자르고 더듬이를 잘랐습니다 겨드랑이 한쪽에 멍울을 키우며 어둠의 바다에서 허우적이던 그 늦가을을 차마 잊지 못 합니다 그 해 겨울을 지나는 동안 나는 죽고 또 죽었습니다 멍울을 떼어낸 자리 패인 흔적을 매만질 때마다 어쩌면 그 곳에 날개가 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 나는 별로 떠있는 당신께 날아가 새순빛의 별이 되겠습니다 오늘밤 불꺼진 창밖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당신의 눈빛이 서늘하기만 합니다 새벽이 와도 머뭇거릴 당신이기에 온밤 내내 나는 차마 불을 켜지 못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