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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Clayderman - A Comme Amour -가을의 속삭임

로즈향기 2023. 9. 13. 00:35

        ♤. 국화 앞에서 / 김재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귀밑에 아직 솜털 보송보송하거나 인생을 살았어도 헛 살아버린 마음에 낀 비계 덜어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사람이라도 다 같은 사람이 아니듯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눈부신 젊음 지나 한참을 더 걸어가야 만날 수 있는 국화는 드러나는 꽃이 아니라 숨어 있는 꽃이다. ​느끼는 꽃이 아니라 생각하는 꽃이다. ​꺾고 싶은 꽃이 아니라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꽃이다.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은 가을날 국화 앞에 서 보면 안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굴욕을 필요로 하는가를. ​어쩌면 삶이란 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견디는 것인지 모른다. ​어디까지 끌고 가야할지 모를 인생을 끌고 묵묵히 견디어내는 것인지 모른다.

 

Richard Clayderman - A Comme Amour -가을의 속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