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사랑 글이야기

♣ 사람이 참 그립습니다.= 김현태...♣

로즈향기 2023. 7. 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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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참 그립습니다.= 김현태...♣
    
    막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
    오늘따라 유난히 매번 지나던 길이
    새삼 낯설게 느껴집니다.
    새끼손가락만큼 열린 차창 사이로
    밀려들어오는 바깥세상,
    하나 둘 가게의 불빛은 점점 희미해지고
    달님조차 구름 뒤에 숨어 순식간에
    사람들의 가슴 속에 어둠이 드리웁니다.
      
    어둡다는 것, 그건 쓸쓸함의 시작인가요?
    낮 동안에 함께
    웃음을 주고받던 수많은 거리의 사람들,
    일회용 커피를 마시며
    삶의 무게를 내려놓았던 동료들,
    출근길에 어깨를 부딪치며 아직도 졸린
    나의 하루를 서둘러 깨웠던 익명의 사람들,
    그 많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로 다들 사라졌는지,
    어느 곳으로 숨고 말았는지,
    가을 거리에는 쓸쓸한 발자국
    몇 개만 비뚤비뚤 남아 있습니다.
      
    나는 지금 집으로 가고 있습니다.
    아니, 잠시 자그만한 섬에
    홀로 여행을 떠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소금 냄새에 이끌려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아무도 없는 섬,
    그 불 꺼진 섬에 가는 중입니다
    갈매기의 발목에는 꽃 편지가 묶여 있고
    물 위에는 누군가가 던져 놓은
    그리움의 파문이 아직도 흔들거리는…
    
    하지만 쓸쓸합니다.
    이 계절에는 혼자라는 사실이 참 불편합니다.
    울고 싶을 때 기댈 가슴 하나 없고
    기쁠 때 서로 미소를 건넬
    얼굴 하나가 없는 까닭입니다.
    이게 바로 쓸쓸하다는 것이구나,
    새삼 입가에 쓴웃음이 머뭅니다.
    한때는 사람이 싫어서, 사람이 지겨워서
    그 둘레를 벗어나고자 몸부림을 친 적이
    있었지만 막상 그 틀을 벗어나면
    다시 사람이 그리워지는 건 왜 그런지,
    천상 나도 사람인가 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해야 정말 사람인 것이지요.
    그러기에 나만의 섬, 나만의 바다,
    나만의 갈매기는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사람들 안에 내가 있고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기에...
    
    사람이 그립습니다. 비가 오려고 폼 잡는
    이런 날에는 정말이지 사람냄새가 그립습니다.
      
     Vrious Songs (Nocturne 외 11곡)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