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있습니다 / 김경훈
저무는 저녁해를 바라보면
문득 보고싶어지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심심한 하루를 걸어가면
음악처럼 부드러운 그리움으로 달래주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도 낯설지 아니하고
자주 만나도 지루하지 않는
반가운 한 사람이 있습니다
때로는 너무 멀리 있어
이제는 잊어버리고 싶지만 잊혀지지 않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잔잔한 호수를 출렁이게 만드는
미풍처럼
늦은 오후를 붉게 만드는
노을처럼
한 점의 수채화 같은 풍경이 되어
가슴을 저미게 하는
미운 그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