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걸어요
글/ 이 문 주
사랑하는 이여
화려한 가을이 오고 있으니
우리들의 가슴도 가을처럼 채워야하지 않을까요.
숲도 변해가고 들판도 빛이 다른데
언제까지 생각 속 우리들로 머물러 있어야 할까요.
사랑하는 이여
하늘은 맑고 바람은 건조해졌으니
애타는 그리움과 기다림에 젖은
눅눅해진 마음도 마르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랑하는 이여
솔향기 그윽하던 숲길에
푸르던 단풍잎 붉게 물든 계곡을.
시원한 바람이 오솔길을 휘젓고 다니는데
우리들도 그렇게 걸어가야지요.
사랑하는 이여
이제 때가 된 것 같지 않으세요.
이 시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어
아무 것도 없는 빈 가을이 되기 전에
우리들의 가슴도 가득히 채워야하지 않을까요.
사랑하는 이여
우리들의 마음을 생각해보셨나요.
화려하게 변신하지 못하고 떨어지는
파란 낙엽이 우리라면 얼마나 슬플까요.
사랑하는 이여
가을빛은 노을빛입니다
타는 우리들의 가슴이랍니다.
우리들이 그토록 원하던 빛깔의 계절입니다
노을빛 가을을 함께 걸어가야지요.
서늘한 냉기가 스며들지 못하도록
서로 손 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