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갈증 / 장은석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또다시 하늘에선
눈물을 토해 내었습니다.
정겨움보다는 심란한 느낌으로
분위기에 젖기보다는
발끝까지 적시고 싶은
자학의 충동으로 다가옴은
슬픔이 아직 녹지 않은 까닭입니다.
가녀린 나뭇잎의 떨림과
채 스미지 못한 빗물의 행로는
회색 시간을 재촉하는 듯 하고,
늘어진 어깨위 촛점 잃은 눈망울은
어느새 빗물되어 흐릅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하늘의 조각들은
그리움의 갈증을 채워 주지만
그칠줄 모르는 울렁임은
계절의 지나감을 느끼게 합니다.
혼자일 수 밖에 없는
그럼으로 인해 아플 수 밖에 없는
핏기 없는 외침은
이 밤 더욱 까맣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