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California / Juan Carlos Allende & Los Ibericos
로즈향기
2025. 5. 27. 00:48
★☆ 시인의 가슴에 기억이 내린다./ 賢 松 장현수... ☆
나는 수취인 없는
편지를 쓴다
오늘 하루 행복했느냐고
언제나 대답은 없지만
어쩌면 내 삶의 마지막 날까지
하루가 끝나는 까만 창가에
궁상스런 모습으로 다 타버린 담배꽁초를
노랗게 변한 손끝에 들고
자판에 놓인 모음 자음을 타닥타닥
두드리고 있다
결국은 내가 쓰고 내가 볼 것을
한숨짓고 눈물 흘리며
한 문장도 이어지지 않은 말을
자판 위에 내려놓고
하얗게 타버려 영혼마저 사라진
남은 담배를 찌그러진 재떨이
비벼 끄면서
먼 훗날에 단 한 줄의 글이라도
기억하는 사람이 있기를
잊혀진 기억이라도
끄집어 내려 안간힘을 쓴다
오늘도 결국은 마치지 못한
낱말을 토해놓은 이름없는 시인은
내일은 조금 더 멋진 말
아름다운 단 한 줄을 쓰리라
다짐하면서
자판 위 순서 없이 떨어진 재를 후 후 입으로 분다.
Hotel California / Juan Carlos Allende & Los Iberic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