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왜 그래야 했는지를 / 受天 김용오 ♤^
꽃이 하도 예뻐 정신없이 보고 있었지요.
헌데, 손끝에 바람이라도 일으킬 것 같다싶더니
무슨 일이라도 난 것처럼 바람이 되어 멀리 뛰어가는
그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가슴엔
귀곡이듯 천둥이 치고 이내 물이 흐릅디다.
날 더욱더 슬프게 하는 것은 어디선가 찰박이며 우는
소리에 그렁그렁 눈을 크게 뜨고 우는소리 나는 곳을
보니 내가 언제 바닷가에 와있었는지 파도가 철석이며
바짓가랑이를 붙잡고서 아무런 말도 하지 말라고
애원을 하며 날 달랩디다. 무슨 말을 더 묻겠어요.
분명 조금 전까지 그대는 따사한 햇살을 받아
화사하게 피어 웃고 있는 꽃이었는데 말이오.
사랑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압니다만
그래도 그렇지 도무지 이 머리론 모르겠단 말이오.
그대가 왜 그래야 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