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詩가 나를 미치게 했다 / 장시하
가을의 끝자락 ,비가 하염없이 내리던 날
그날 밤 詩가 나를 미치게 했다
모든 죽어가는 것들이 마치 부활이라도 하듯
내게 생명을 울부짖으며 詩를 노래하라 했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마치 금방이라도 스러질 듯
내게 죽음을 기쁨으로 노래하는 詩를 쓰라 했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도......
모든 죽어가는 것들도......
내게 삶에 죽음을 배우라 하고
죽음에 삶을 배우라 하며
詩를 쓰라 했다
가을의 끝자락, 비가 하염없이 내리던 날
그날 밤 詩가 나를 미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