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탄 전야(聖誕 前夜) / 정진 이재옥- ♡˚。ㅇ
신앙생활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설렘으로 기다리던 성탄절
기쁨으로 맞이하던 성탄 전야
넉넉하지 못한 그때였지만 행복했고
크리스마스트리의 반짝이는 불빛 사이로
구름처럼 흐르며 거리를 메웠던 사람들
선물 한 점 사기도 어려웠던 시절이었지만
연인과 함께하는 것이 최고의 선물이기에
마냥 즐겁고 신이 나고 행복한 날이었다
선심이라도 쓰듯 통금 해제하니
울타리 안의 가축을 풀어 놓아
드넓은 초원을 달리는 야생마처럼
자유를 만끽했으며 다음 날 아침이면
온갖 사고로 신문의 일면을 장식했었지
잊지 못할 추억 즐거웠던 성탄 전야
세상 사람이 다 즐거워하고 기다렸었는데
지금은 어이해 흥을 잃은 성탄절인가
성탄의 트리의 희미한 불빛 사이로
가끔 들리는 캐럴 송
이웃을 모르는 생기 없는 쓸쓸한 거리엔
찬바람만 불어와 가슴이 시리다
그 시는 아무도 모른다던 그때가 정녕 가까운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