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몹쓸 병이야 / 용세영 ♤+
당신은 정말 나쁜 사람입니다
어쩔 땐 무섭도록 나쁜 사람입니다
내가 왜 이런 몹쓸 병에 걸렸는지
누구보다 당신만이 잘 아시죠
내가 번뜩 정신을 차렸을 때
내 몸 안에는 이미 말기 암 환자처럼
이 세상에 어떤 신약으로도 치료할 수가 없데요
당신을 사랑한 죗 값인가요
대체 당신이 누구시길래
정말 당신의 존재가 무엇이길래
이제는 나의 생명까지 관리하시나요
정말 당신이 날 사랑하신다면
아무런 걱정일랑 하지 마세요
당신의 품 안에서 지금 당장 눈을 감아도
하나도 슬프지 않을 거여요
그런데 내가 영원히 살 수 있는 치료 약이 있대요
당신이 지금처럼 포근히 안고 있는 한
어제도 오늘처럼 내일도 오늘 같이
늘 그 자리에서 방긋 웃으며 살 수 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