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내게 사랑을 하랍니다
하늘에 먼저 맞닿을 수 있도록
성난 물결 그 가운데 서는
그 두려움 없는 사랑을 하랍니다
물살에 묻히고 잠기고
설령 그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할지라도
조금도 움츠려들지 않는
그런 사랑을 하랍니다
바다는 내게 사랑을 하랍니다
사랑이 끝나 버린 날
살며시 다가와 그 사랑 아름다웠다고 말할
그런 후회 없는 사랑을 하랍니다
바다 한가운데 돌을 던져
그 돌이 물살을 일으킬 때
사랑을 그 물살에 조용히 묻을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하랍니다
바다는 내게 사랑을 하랍니다
그 무한의 수평선을 따라
지칠 때까지 한없이 떠나는
그런 영원한 사랑을 하랍니다
여름 한철 빗물이 바다를 덮쳐
날마다 바다를 희석해 간다 해도
그 물빛 조금도 퇴색되지 않은
그런 변치않는 사랑을 하랍니다.
詩 : 이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