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계절이 오면 /하늘바보
눈 내리는 겨울이 오면
강물이 꽁꽁 얼어붙겠지
배 멀미하여 못 돌아온다던
그리운 님 얼음 밟고 오시려나
혹시나 손발이 얼을까 솜털 누빈 무명옷에
토끼 벗어 놓은 가죽으로 귀마개하고
양털 가죽 질긴 털 장화 신고
내리는 눈 맞으며 강 건너오시겠지
올 겨울 못 오시면 언제 오실까
하얀 눈에 파묻혀
님의 얼굴 알아볼는지
꽁꽁 얼어붙은 한강아
내님 오시는 그날까지
서릿발 굳게 세워 다리에 힘주고
돌아오는 새 봄까지 버티어 다오
겨울이 다 가기 전
손가락 꼽아가며
한양 갔다 돌아올 때 준다던
명경에 반달빗
새색시 모양새 꾸미고
연지 찍고 곤지 바르고
강나루 언덕에서
설레이는 순정의 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