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아 나를 두고 너만 가거라 ♠◈
세월아 세월아 야속한 세월아 ,
이제 내가 늙어 너를 따라 가기도 힘이 드는구나
나는 좀 쉬엄 쉬엄 느리게 걸어 갈테이니
나를 두고 너만 가거라
미워할 수도 뿌리칠 수도 없는 세월아~
한평생 너 따라 숨 기쁘게 달려오며
미운정 고운정 뒤섞인 너와 나 끈끈한 관계이지만
이제 나를 두고 너만 가거라
나는 이 모습 이대로 살아온 세상 뒤돌아 보며
너털웃음 깔깔대고 즐기며 여기 이 땅에 머물러
오래 오래 살고 싶은 내 마음이란다
너는 쉼도 없이 무조건 빠르게 걸어가니
나는 너를 따라 가기 싫어졌다
우리 이젠 각자 가고 싶은데로 걸어 가자
세월아~ 나에게 미련 갖지말고
이제는 나를 두고 너는 먼저 가거라.
내 사랑과 알콩달콩 살고 싶어서
내가 너를 따라 빨리 가기엔 너무 가슴이 아프구나
구름 같은 내 인생 멋지게 살고 싶으니
세월아~나를 두고 제발 너만 먼저 가거라
◈♠ -옮겨온 글-◈♠
◈♠ 빛과 같은 사랑으로-詩人: 김수진◈♠
빛은 제 스스로 스러지지 않습니다
다만 가로막는 물체를 비켜가고
지우려는 힘에 잠시 외면 할 뿐입니다
한 순간도 빛은 스스로를 거둬들이지 않 듯
끊임없이 자신을 발산하며
빛으로 존재합니다
내 사랑도 빛과도 같습니다
막힘없는 날 곧게 뻗어가지만
당신의 그늘에 가리어지거나
당신이 놓는 장애물에 꺾이어 질 뿐입니다
모든 가리막이나 빛을 삼키려는 어둠에
저항하지 않고 순응하며
늘 그 자리에 존재하는 빛과 같이
영원한 빛이고 싶습니다
당신의 외면이나 노여움에 굴하지 않고
뜨거움을 피해 그늘로 숨어들려 하면
잠시 비를 불러 땀을 식혀주고
밤보다 더 긴 휴식이 필요하다면
몇 날이고 빛을 감추어 두면서
여전히 한편에서 발산하는 빛이고 싶습니다
◈♠ 너에게 보내는 음성 편지
윤향 이신옥◈♠
한 사람을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을 담고
보고 싶은 마음도 담아
간절한 목소리로
음성 편지를 띄웁니다
널 닮은 오후 풍경
햇살이 부서지는 거리에서
언제나 함께 하자고
마음속 이야기를
수줍게 꺼내어 전합니다
들꽃향기도 호흡하는
내 숨소리에 섞어서
향기나는 그리움을 풀어
너에게 닿기를 소망하며
속삭이듯 메아리를 보냅니다